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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년의 시간을 품은 영국의 펍,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

by myownpace-wildbloom 2026. 7. 20.

 


900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영국의 전설적인 펍

런던에서 조금 벗어난 버킹엄셔 비콘스필드(Beaconsfield)에 위치한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펍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개업 연도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12세기 초부터 운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9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물론 영국에는 자신들이 가장 오래된 펍이라고 주장하는 곳들이 몇 군데 더 있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펍'이라는 표현에는 다소 논란이 있다. 그럼에도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는 오랜 기간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맞이해 온 역사적인 펍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이 펍의 이름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원래는 'The Ship'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17세기 찰스 2세가 왕위에 복귀한 이후 현재의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왕실과 관련된 여러 전설도 함께 내려오는데, 찰스 1세 또는 찰스 2세와 관련된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펍 안에서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사실과 전설이 뒤섞여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이야기들이 영국 특유의 역사적 분위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지역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살아 있는 역사'다.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웃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펍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문을 여는 순간 중세 영국으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의 가장 큰 매력은 건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다. 외관은 오래된 목조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낮게 내려온 천장과 굵은 나무 기둥, 벽난로, 오래된 목재 바닥은 현대적인 인테리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전해준다. 마치 영화 속에서 보던 중세 영국의 선술집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벽에는 오래된 사진과 장식품, 사냥 문화와 관련된 소품들이 걸려 있고, 오랜 세월 사용해 온 듯한 가구들은 이 공간이 얼마나 긴 시간을 견뎌 왔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느낌보다는 '세월의 흔적' 자체가 가장 큰 인테리어가 되는 공간이다. 실제로 영화 Hot Fuzz와 The Theory of Everything 등의 촬영지로도 사용될 만큼 영국적인 분위기가 뛰어난 장소로 유명하다.

영국 여행에서 꼭 한 번쯤 들러볼 가치가 있는 이유

런던 시내에도 수많은 펍이 있지만, 대부분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펍인 경우가 많다. 반면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는 관광 명소라기보다 실제 영국의 오랜 펍 문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역사적인 건물에서 전통적인 에일(Ale)이나 피시 앤 칩스, 선데이 로스트 같은 영국 음식을 즐기는 경험은 일반적인 관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영국은 펍 문화가 매우 발달한 나라다. 펍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식사하고 스포츠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된 펍을 방문하는 것은 영국의 음식 문화뿐 아니라 생활문화와 공동체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직접 다녀와서 느낀 점

도시의 펍에 가면 보통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달랐다.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즐기고,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넓은 야외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어 반려견과 함께 방문한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강아지들이 자연스럽게 사람들 곁에서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영국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욱 느끼게 해 주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느껴진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정말 오래된 건물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오래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새롭게 지은 공간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견디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건물이라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낮은 천장과 오래된 목재 기둥, 세월의 흔적이 남은 벽과 바닥은 마치 900년 전 영국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물론 오래된 건물이라고 해서 모든 시설이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화장실은 현대적으로 리모델링되어 있어 깔끔하고 이용하기 편했으며, 역사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편의성이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는 저녁 식사와 함께 와인 한 잔을 즐겼다. 직원들은 근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모두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응대해 주어 식사하는 내내 기분 좋게 머물 수 있었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 자연스럽고 따뜻한 친절함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았다.


잠시 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900년 전 영국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저녁이었다. 런던 근교에서 조금은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는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 본 글은 The Royal Standard of England를 직접 방문한 경험과 공식 역사 자료 및 현지 정보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운영 정보와 메뉴는 방문 시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