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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하이드 파크, 런던 사람들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곳

by myownpace-wildbloom 2026. 7. 19.

 


왕의 사냥터에서 런던 시민들의 쉼터가 된 하이드 파크

하이드 파크(Hyde Park)는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왕립공원(Royal Park)으로, 약 142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원래 이곳은 1536년 헨리 8세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부터 토지를 넘겨받아 왕실의 사냥터로 사용했던 곳이었다. 이후 17세기에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오늘날 런던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지금의 하이드 파크는 과거의 권위를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기보다 누구나 자유롭게 쉬고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공원 안에는 세르펜타인 호수(Serpentine)를 비롯해 로즈가든, 다이애나 메모리얼 분수, 스피커스 코너 등 다양한 명소가 자리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여름에는 푸른 잔디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겨울에는 런던의 대표 겨울 축제인 '윈터 원더랜드(Winter Wonderland)'가 열려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관광객들에게는 유명한 명소이지만, 런던 시민들에게는 일상 속 쉼터이자 생활의 일부라는 점이 하이드 파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하이드 파크

하이드 파크는 단순히 산책을 즐기는 공원이 아니라, 일 년 내내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가 열리는 런던의 대표적인 야외 공간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행사는 매년 겨울 개최되는 윈터 원더랜드(Winter Wonderland)이다. 11월 말부터 다음 해 1월 초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마켓과 놀이기구, 아이스링크, 서커스 공연,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런던의 겨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변신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수많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으며, 평소의 푸른 공원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겨울의 하이드 파크를 보기 위해 일부러 런던을 찾는 여행객도 있을 정도로 영국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름이 되면 하이드 파크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매년 열리는 BST Hyde Park(British Summer Time Hyde Park)는 영국을 대표하는 야외 음악 페스티벌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Taylor Swift, Adele, Blackpink, Stevie Wonder, Bruce Springsteen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으며, 최근에도 Maroon 5, ATEEZ, Lewis Capaldi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공연이 없는 기간에는 무료 야외 영화 상영, 스포츠 체험, 웰니스 프로그램 등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Open House' 행사도 열린다.
이처럼 하이드 파크는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봄과 가을에는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고, 여름에는 세계적인 공연을 관람하며,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축제를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하이드 파크는 단순히 한 번 둘러보고 떠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계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고 싶어지는 런던의 대표적인 공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다녀와서 느낀 점

하이드 파크를 걸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공원을 바라보는 문화 자체가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공원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지만, 산책이나 운동을 하거나 잠시 쉬어 가는 장소라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하이드 파크에서는 공원이 단순히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하루를 보내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특히 영국은 햇살이 드문 나라여서인지 맑은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잔디 위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원은 이렇게 사용하는 곳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하이드 파크는 런던 사람들의 여유로운 삶의 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는 나무들이었다. 물론 오랜 시간 자라온 나무들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하이드 파크의 나무들은 한국에서 흔히 보던 공원의 나무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다. 거대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넓은 그늘 아래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고, 그 그늘 자체가 하나의 쉼터가 되어 주는 듯했다. 평일 한낮임에도 아빠와 아들이 함께 나무 아래에 누워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연인들이 돗자리 하나 없이 잔디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고 햇살과 바람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문득 한국의 일상이 떠올랐다. 우리는 바쁜 일정 속에서 쉬는 시간마저 계획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공원에서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하이드 파크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자체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그런 풍경을 바라보며 괜히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고, 이들의 여유로운 삶의 방식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통해 유명한 건축물이나 관광지를 보는 것도 좋지만, 그 도시 사람들이 어떻게 쉬고 시간을 보내는지를 보는 것이야말로 그 나라의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하이드 파크에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 본 글은 하이드 파크를 직접 방문하며 느낀 경험과 The Royal Parks, Visit London 및 행사 공식 홈페이지의 정보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행사 일정과 운영 내용은 계절 및 연도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