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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의 중심에서 만나는 런던의 품격, 버킹엄 궁전과 세인트 제임스 파크

myownpace-wildbloom 2026. 7. 26. 18:00

 



버킹엄 궁전, 영국 왕실의 상징을 만나다

런던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이다. 영국 국왕의 공식 런던 거처이자 국가적인 행사와 외교 의전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왕이 사는 집'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영국의 역사와 정치, 문화가 함께 녹아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버킹엄 궁전의 시작은 1703년에 지어진 '버킹엄 하우스'였다. 이후 1761년 조지 3세가 왕비 샬럿을 위해 이 건물을 구입하면서 왕실의 거처가 되었고, 1826년 조지 4세가 건축가 존 내시(John Nash)에게 대대적인 증축을 맡기면서 오늘날의 궁전 형태가 갖춰졌다. 그리고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즉위하면서 버킹엄 궁전은 영국 국왕의 공식 런던 거처가 되었다. 이후 현재까지도 영국 왕실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가 원수 접견이나 국빈 만찬, 훈장 수여식 등 중요한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현재 버킹엄 궁전에는 약 775개의 방이 있으며, 그중에는 국빈을 위한 객실, 집무실, 연회장, 왕실 가족의 생활공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여름 일정 기간에는 화려한 내부의 스테이트 룸(State Rooms)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는데, 금빛 장식과 샹들리에, 왕실 미술 컬렉션을 직접 감상할 수 있어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찾는다. 렘브란트, 루벤스 등 유명 화가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어 미술관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버킹엄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단연 근위병 교대식(Changing of the Guard)이다. 붉은 제복과 검은 베어스킨 모자를 쓴 근위병들이 군악대와 함께 절도 있게 행진하는 모습은 런던 여행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공연처럼 화려하지만 실제 군 의식이기 때문에 영국의 전통과 군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다만 관광객이 매우 많기 때문에 좋은 자리를 원한다면 행사 시작보다 최소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궁전 자체보다 주변의 분위기였다. 빅토리아 기념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넓은 광장과 더 몰(The Mall)로 이어지는 거리,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왕실의 상징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런던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맑은 날씨까지 더해진다면 궁전의 하얀 외벽과 황금빛 기념비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 사진 찍기에도 최고의 장소가 된다. 런던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들러야 할 대표 명소라고 생각한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왕실 공원

버킹엄 궁전 바로 앞에 자리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s Park)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로열 파크(Royal Park)이다. 궁전 관광을 마친 뒤 자연스럽게 이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며, 런던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휴식 공간이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공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자동차 소음 대신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들려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역사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는 습지와 목초지였던 이곳을 헨리 8세가 왕실 소유지로 만들었고, 이후 찰스 2세가 프랑스식 정원을 본떠 대규모 조경 사업을 진행하면서 왕실 정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9세기에는 버킹엄 궁전을 설계한 건축가 존 내시가 공원을 다시 디자인하여 지금처럼 자연스러운 곡선형 호수와 산책길을 조성했다. 덕분에 현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정형적인 프랑스식 정원보다 훨씬 부드럽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
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중앙에 위치한 호수와 블루 브리지(Blue Bridge)이다. 이 다리에 서면 한쪽으로는 버킹엄 궁전이, 다른 한쪽으로는 런던아이와 빅벤이 한눈에 들어오는 런던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장소이기도 하며,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봄에는 화려한 꽃이 피고, 여름에는 푸른 나무와 잔디가 공원을 가득 채우며,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다.
또 하나 유명한 볼거리는 다양한 야생동물이다. 오리와 백조는 물론이고 펠리컨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펠리컨은 17세기 러시아 대사의 선물로 처음 이 공원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자연과 도심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런던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다녀와서 느낀 점

빅벤에서 버킹엄 궁전으로 걸어가던 길, 계획에 없던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이곳은 꼭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숲 속을 걷는 듯 울창한 나무와 자연스럽게 조성된 조경이 인상적이었고, 오리와 백조, 펠리컨들은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한낮의 따뜻한 햇살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누구 하나 동물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공원을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잔디밭에 누워 햇볕을 받으며 태닝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과 자연, 동물이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이 참 평화롭게 느껴졌다.
공원을 천천히 지나 버킹엄 궁전에 도착했다. 웅장한 궁전 앞에 서 있으니 영국 왕실의 상징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궁전의 건축물뿐만 아니라 지붕 위에 걸린 깃발도 한 번 살펴보길 추천한다. 왕실기(Royal Standard)가 게양되어 있다면 현재 국왕이 궁전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고, 유니언 플래그(Union Flag)가 걸려 있다면 국왕이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작은 차이지만 영국 왕실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이기도 하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영국 국기가 걸려있었다. 오늘은 국왕이 궁전에 없었나 보다.
천천히 공원을 걸으며 '런던 사람들이 왜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사랑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였다. 나 역시 조만간 돗자리와 도시락을 챙겨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런던의 느긋한 일상을 조금 더 가까이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 본 글은 직접 방문하여 촬영한 사진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Buckingham Palace 공식 홈페이지의 궁전 역사 및 방문 정보, The Royal Parks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 역사와 관리 자료, 그리고 Historic England의 문화유산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